지난 주 교회에서 이 농장에서 포도 (머루?)를 따오신 분이 있어서
기회가 있을 때 체험해보자 싶어서
애틀란타 남쪽에 위치한 포도농원에 다녀왔다.
혼자 갈 예정이라
(이래뵈도 아웃백에서 혼자 고기썰고, 일식집에서 혼자 회 정도는 먹어본 뇨자!라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
우선 Union City 의 치안을 검색해보았다.
대단히 높은 범죄율 무엇...
농장을 검색해 봐도 딱히 혼자 갔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어서
이틀을 고민했지만, 그렇다고 위험하다는 평은 없어서 일단 용기내어 가보았다.
유니온시티 자체는 길에 쓰레기도 많고, 인프라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정작 포도농원으로 들어가니 정갈하고 차분한 것이 왠지 차에서 내려도 될 것 같은, 그런 길이었다.
가는 길목을 핸드폰 거치대에 있는 상태에서 찍었더니 화질은 영 별로지만
철길 두 번 건너면 짜잔 하고 농장이 등장한다.
일단 넓은 포도밭.
나와 동시에 주차하시는 중년 아주머니가 있어 안심이 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노부부 두 분이 무료하게 졸고 계셨다.
(어쩐지 대박 안심)
처음 왔다고 하니 이러쿵 저러쿵 포도따기 꿀팁을 알려주시고는
작은 바구니는 11불, 큰 바구니는 무게당 가격을 책정한다고 알려주셨다.
나는 작은 통에 담기로 하고
책가방은 들 수 없다고 해서 차에 두고 다시 가서 바구니를 받았다.
살충제를 쓰지 않은 친환경포도이니까 중간중간 따먹어도 된다고 허락을 해주셨다.
벌, 개미, 온갖 곤충이 발목을 뜯어먹을 수 있다는 경고를 듣고
그냥 쫄바지인데 발등까지 내려서 철통보안에 신경을 쓰고 들어갔다.
한창 때는 십분이면 다 채운다고 해서
눈누난나 저스트 텐 미닛~ 내것이 되는 시간~ 부를 마음의 준비로 나섰건만
이미 많은 사람이 다녀간 탓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십 분 경과한 내 쓸쓸한 바구니....
아주머니가 저 멀리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한거라고 알려주신게 생각나서
일단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자꾸 보다보니 조금씩 포도들이 눈에 들어온다.
주렁주렁 달려 있지만 만져보면 아직 딱딱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몰캉몰캉 익은 아이들은 아직 미쳐 못따갈 정도로 잎 사이사이 숨어 있었다.
기는 벌레, 나는 벌레, 거미, 이상한 애벌레...
온갖 공포의 대상들이 있었지만
11불이나 냈는데 물러설 수 없어서 열심히 줄기를 들추어 내면서 땄다.
저스트 텐 미닛 이라고 하기엔 땡볕에서 물 한모금 마시지 못하고 한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보냈다.
THIS IS 사서 고생.
너무 힘들어서 중간중간 따먹기도 엄청 따먹었다.
조금 더 채울 수 있었지만
더위 먹을 것 같아서 참았다.
1/3 씩 나눠서 지인 두 팀 드리고
나도 남은 포도는 잘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놨다.
주차장 뒤편에는 버려진 트럭이...
가족 단위로 와서 피크닉을 즐길만한 장소는 없었다.
따로 그늘막이 있지도 않았고
친환경 포도 농장에서 포도따기 체험을 하는 곳이었다.
Brown's Muscadine Farm in Union City, Geoagia
'Life >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틀란타] 폰스시티마켓 W.H. Stiles Fish Camp (0) | 2018.10.02 |
---|---|
[미국][애틀란타]보태니컬 가든 (0) | 2018.09.22 |
[미국][애틀란타] 애틀랜틱 스테이션 여행 (0) | 2018.09.16 |
우버 (UBER) 택시 예약 (0) | 2018.08.30 |
F2 비자 받기 (0) | 2018.08.29 |